
단편소설 감천
우리집 밑에 밑에 줄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. 그때 내가 감천1동에 있는 본교로 통학을 했으니 열살 경이라고 추측한다. 그 집 노인은 아미동 고개를 넘어서 자갈치에서 쌀가마니를 줏어다가 대문으로 사용했다.
그 집은 가마니를 들추면 두어 걸음 남짓으로 방 하나가 있었다. 그리고 방문을 열기 전에는 부엌이라고 있었는데 연탄 화로만 덜렁 하나 있었다. 그리고 내가 국민학교 3학년 때 청년 하나가 나타났고 그는 매일 새벽마다 대성통곡을 하였다.
옆집 할머니가 말해주는데 그 청년은 오랫동안 감옥에 있다가 출소했는데 집이라고 오니 그 노인이 죽어있었다는 것이다. 당시 옆집이라고 해봤자 합판 하나밖에 없는데도 그 노인이 죽어서 석달이 지났는데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. 원체 그 노인이 밖에 안나온 이유도 있지만 당시 감천2동 사람들은 이웃이라고 해봤자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.
그리고 석달이 지나자 그 청년이 사라졌다.
내가 이 사람의 이야기를 다시 기억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무렵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종구 아저씨가 조부를 매장하면서 무덤도 사라진 작은 흙더미를 가르키면서 그 총각을 다시 이야기했기 때문이다. 그 흙더미 옆에서 몇 개의 뼈가 뒹글고 있었다.
다시 십여 년이 흐르고 대학교 졸업후 첫직장을 가졌다고 조부님께 성묘하러 가서 그 청년을 또 보았다. 이젠 중년이 된 남자가 조부님 묘주변에서 두리번거리더니 사그러진 뼛더미를 손으로 파헤치면서 목놓아 우는 장면을 또 본 것이다.
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며칠전 내가 67살 생일을 맞이하고 다시 조부님 묘소에 가니 그 자리에 큰 노송이 서있는 것이다. 이젠 그 청년이, 그 중년 남자가 아니라, 노인이 된 내가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. 그 노인이나 그 청년이나 그 중년 남자가 불쌍하거나 내가 가련해서 운 것이 아니다. 멀리서 태극도 주문이 들려온다.
시천주 영생불망 만사지기..
